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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학 - 행동주의 학파
    카테고리 없음 2022. 5. 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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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항상 합리적이고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신고전주의의 가정과 달리 행동주의는 인간 행동을 있는 그대로 연구하려 한다는 의미에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행동주의 학파는 이 접근 방법을 경제 제도와 조직의 연구에까지 확장한다. 예를들어 기업을 어떻조직하고, 금융 규제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들 말이다. 따라서 행동주의 학파는 제도학파와 근본적인 연관성이 있고, 실제로 양쪽을 모두 추종하는 학자도 많다. 행동주의 학파는 지금까지 살펴본 경제학의 여러 학파 중 가장 최근에 생겼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더 오래 되었다. 이 학파가 최근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행동 재무학과 실험 경제학 분야를 통해서이다. 그러나 행동주의의 시발점은 1940년대와 50년대, 특히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하버트 사이먼의 연구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이먼이 내세운 주된 개념은 제한적 합리성이다. 그는 인간이 무제한적인 정보 처리 능력 혹은 신과 같은 합리성을 가졌다고 가정한 신고전주의 학파를 비판한다. 사이먼은 인간이 비합리적인 존재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합리적이려고 노력하지만 그럴 수 있는 능력은 너무도 제한도어 있고, 특히 이렇게 복잡한 세상에서는 더욱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데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것은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라은 뜻이다. 사이먼은 우리가 이렇게 제한적 합리성을 가졌기 때문에 자신의 정신적 능력을 경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름길'을 발달시킨다고 주장한다. 휴리스틱스 혹은 직관적 사고라고 부르는 이것은 여러가지 형대로 나타난다. 어림짐작, 상식, 전문가의 판단 등이 그 예이다. 이 정신적 도구들의 근본에는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이 자리 잡고 있어서, 엄청나게 많은 대안들을 무시하고 우리 능력으로 다룰 수 있는 적은 수의 가장 유력한 몇 가지 가능성만을 고려하게 만든다. 사이먼은 이런 정신적 접근법을 쓰는 가장 좋은 예로 체스 명인들을 든다. 그들은 이길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경로는 신속하게 배제하고, 가장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는 수에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이다. 일부 가능성에만 집중하는것은 그 결과로 얻은 결정이 최상은 아닐 수 있지만, 우리가 제한된 합리성을 가지고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을 헤쳐 나아갈 수 있게 해 준다. 따라서 인간은 신고전주의 학파의 주장처럼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최소한의 필요를 충조시키는 선택 즉 '그만하면 괜챦은' 선택을 하게 된다고 사이먼은 주장한다. 개인의 의사 결정 과정을 연구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행동주의 학파의 관심은 이보다 훨씬 넓다. 이들은 복잡한 세상에서 제한된 합리성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 규칙을 만들어 결정 과정을 단순화하는 것은 단지 개인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제한된 합리성을 보상하기 위해 사회 제도 뿐아니라 조직의 일상적 규칙도 구축한다. 개인 수준의 휴리스틱스와 마찬가지로 조직과 사회의 규칙도 우리가 누리는 선택의 자유를 제한 하지만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해 주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학파에서 특히 강조하는 점은, 일정한 규칙이 있으면 당면한 문제에 관련된 다른 주체들의 행동을 더 예측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오스트리아학파도 강조하는 부분으로 '전통'이 합리성의 기초로서 중요하다고 말해 표현은 조금 다르지만 결국 같은 의미이다. 행동주의 관점을 채용하면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신고전주의 학파의 시각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보통 현대 자본주의 경제를 '시장 경제'라고 묘사한다. 그러나 행동주의 학파는 시장이 경제의 작은 부분일뿐이라고 본다. 1990년대 중반 하버트 사이먼은 미국 내 경제 활동의 80퍼센트 정도가 시장이 아닌 조직, 즉 기업이나 정부의 내부에서 일어난다고 추산했다. 따라서 현대 자본주의 경제를 조직 경제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행동주의 학파는 또 감정, 충성심, 공평함과 같은 인간의 성질들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했다. 다른 경제학파, 특히 신고전주의와 마르크스주의에서는 이런 성질들을 경제학과 아무 관계가 없거나 사람들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요소로 치부해 버린다. 제한적 합리성 이론은 우리의 감정이 왜 합리적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많은 경우에 우리의 합리적 선택 과정에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한다. 사이먼에 따르면 우리는 정신적 자원을 당면한 문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데, 감정이 바로 이런 집중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행동주의 학파는 또 조직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많으면 조직은 그들의 이기적 행동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공평함은 굉장히 중요하다. 조직이나 사회의 구성원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면 그 조직이나 사회에 충성심을 갖기가 어려울 것이다. 행동주의 학파는 가장 최근에 생긴 경제학파임에도 인간의 합리성과 동기에 관한 이론을 완전히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행동주의 학파 덕분에 우리는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더 정교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 사회를 개인에서 시작해, 아니 그보다 더 낮은 단계인 사고 과정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면서 이해하려고 한 행동주의 학파의 시도는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미시적'인 수준에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이들은 종종 더 큰 경제 제제를 보는 눈을 잃고 만다. 사실 그럴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사이먼은 경제 체제에 관해서도 수많은 저작을 남겼다. 그러나 행동주의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개인에 너무 초점을 맞췄고, 특히 실험 경제학 혹은 신경 경제학이 그런 우를 많이 범했다. 이와 더불어 행동주의 학파는 인간의 인지와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기술이나 거시 경제 문제에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맺는말

     다양한 경제 이론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힘 있는 사람들이 '대안은 없다'라고 할 때 그것이 잘못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른바 '적대적 분파들' 사이에 얼마나 공통점이 많은지를 알게 되면, 모든 것을 흑백으로 가르면서 논쟁을 극단으로 몰고 가려는 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다. 경제학 이론들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서로 다른 도덕성, 정치적 가치관에 근거하기 때문임을 이해하고 나면, 경제학을 제대로 알게 되고, 다시 말해서 옳고 그름이 확실한 '과학'이 아닌 정치적 논쟁으로서의 경제학을 토론할 자신감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일반 대중이 이런 문제에 관한 의식을 확실히 드러낼 때에야 비로소 전문 경제학자들이 과학적 진리의 수호자를 자청하면서 지적인 으름장을 놀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경제학을 알고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이해하는 것은 전문 경제학자들만 가질 수 있는 비전이 아니다. 그것은 경제학을 배우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자, 경제학이 인류의 행복에 이바지하도록 만드는 공동의 노력에 일조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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