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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학에 관한 개인주의적 관점
    카테고리 없음 2022. 5. 1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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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신고전주의 학파에서 보는 경제학은 선택의 과학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모든 선택은 자신 혹은 기껏해야 자기 가족의 복지를 최대화하는 데만 관심 있는 이기적 개인이 하는 것이다. 이때 모든 개인은 합리적 선택을 한다는 것, 즉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는 데 비용효과가 가장 높은 방법을 택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소비자로서 각 개인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관해 스스로 형성한 선호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 선호체계를 사용하고 여러 물건의 시장 가격을 고려해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조합을 선택한다. 이렇게 개인 소비자가 내린 선택은 시장 매커니즘을 통해 모두 합산이 되고, 그 합산 결과를 보고 생산자는 자신이 생산하는 재화나 서비스의 수요가 가격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 수 있다. 생산자가 각 가격에서 공급할 의사가 있는 재화나 서비스의 양은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한 생산자의 합리적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선택을 할 때 생산자는 어떤 기술들이 있는가. 각 기술은 투입 요소들을 어떤식으로 조합하는가. 그리고 각 투입 요소의 가격은 얼마인가 등을 고려해서 생산 비용을 결정한다.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이 만나는 곳에서 시장은 균형을 이룬다. 개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제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된다. 본질적으로는 개인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들은 모두 단일하고 일관성 있는 선택의 주체로 인식된다. 일부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게리 베커의 선구적 연구 결과에 영향을 받아 가계 내부 협상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합리적 개인이 궁극적으로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과정을 개념화한 것이지. 서로 사랑하고, 증오하고, 공감하고, 상처를 주고, 책임을 느끼는 실제 가족 구성원간에 벌어지는 행위가 아니다. 개인주의적 관점은 우리 경제를 이론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1980년대 이후 학계의 주류로 군림해 왔다. 강력한 정치적, 도덕적 호소력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 중의 하나이다. 무엇보다도 이 개인주의적 관점은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우화이다. 개인은 적절한 가격만 지불할 용의가 있으면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유기농 식품이나 공정 무역 커피 같은 윤리적 상품이든 며칠 니나면 까맣게 잊어버릴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또 아동 노동으로 만드는 축구공이든 첨단 기계로 만드는 마이크로칩이든 개인은 돈 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사용해 생산할 수 있다. 왕, 교황, 경제부 장관을 막론하고, 개인이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 무엇을 생산해야 하는지에 개입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진 존재는 없다. 이런 개념을 바탕으로 많은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개인 소비자가 가진 선택의 자유와 더 넓은 의미의 정치적 자유 사이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에크의 사회주의 비판서[노예의길]과 밀턴 프리드먼이 자유시장 체제를 열정적으로 옹호한 [선택의 자유]등은 유명한 예이다. 게다가 개인주의 관점은 시장 메커니즘에 역설적이지만 굉장히 강력한 도덕적 정당화 근거를 제공한다. 이 관점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개인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만을 하지만 그 결과 사회의 복지가 극대화된다. 개인이 선하게 행동하지 않아도 경제는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모든 구성원이 혜택을 입는다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바로 개인이 선하지 않고 효용과 이윤을 극대화하는 가차 없는 선택을 하기 때문에 경제가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모든 사람이 혜택을 입는다고 주장한다. 애덤 스미스가 한 다음의 유명한 발언도 이 관점을 보여 주는 고전적 선언이다. 우리가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이 마음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당화는 매력적이기는 하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정치적인 면에서 볼 때 한 나라의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이 연관성은 선명하지 않다. 수많은 독재자가 극도로 자유 시장주의에 경도된 정책을 사용한 반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처럼 민주 국가이면서 높은 세금과 많은 규제로 인해 경제적 자유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사실 개인주의 관점을 신봉하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정치적 자유를 희생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한다. 도덕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신고전주의의 개인주의적 관점에 기본을 둔 시장 실패에 관해 설명했듯이 시장에서 아무런 규제 없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태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경제적 결과를 도출하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한계들이 개인주의적 관점이 부상하기 전부터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현재 이 관점이 맹위를 떨치는 이유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사상의 정치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개인주의적 관점은 다른 관점. 특히 마르크스나 케인즈의 관점처럼 계급에 기본을 두는 관점에 비해, 돈과 권력을 소유하고 따라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세력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지지와 인정을 받는다. 재산권, 노동권 등 기존의 사회 구조를 이미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현재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주인공은 조직 : 경제적 의사 결정의 현실

     일부 경제학자들, 특히 허버트 사이먼,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등은 경제적 의사 결정의 현실에 주의를 돌렸다. 이들은 개인주의적 관점이 적어도 19세기 말 이후로는 현실과 괴리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때부터는 가장 중요한 경제 행위의 주체가 개인이 아니라 기업, 정부, 노동조합, 그리고 국제기구 등 복잡한 내부 의사 결정구조를 가진 큰 조직들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생산자는 기업이다. 수십만, 심지어 수백만 명의 노동자를 수십개 나라에 거느리고 있는 대기업들 말이다. 공산품 국제 무역의 30~50퍼센트가 기업 내 거래인 것으로 추산된다. 여러 나라에 지부를 둔 다국적 기업 혹은 초국적 기업 내에서 투입물과 생산물을 서로 이전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거래된 제품의 가격은 기업내부에서 결정하는 것이지, 시장에서 경쟁의 힘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따지면 대기업이 내리는 결정도 CEO나 이사회 의장등의 개인으로 거슬러 올라갈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주어진 힘이 아무리 막강하다 해도 개인이 자신을 위해 결정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회사를 위한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기업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 걸까? 기업이 내리는 결정의 가장 근본에는 주주가 있다. 보통 우리는 주주가 기업을 소유한다고 말한다. 간단한 정의로는 틀린 말이 아니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주주는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기업 경영과 관련된 일정 권리를 갖게 된다. 내가 내 컴퓨터나 내 젓가락을 소유한다고 말할 때와 같은 의미에서 주주들이 기업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주식에 우선주와 보통주라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 더 잘 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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