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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일
    카테고리 없음 2022. 5. 1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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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류를 규정하는 조건으로서의 일

     유한계급인 극소수 부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은 역사상 거의 전 기간 동안 인류를 규정하는 조건이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오늘날 부자가 된 서유럽 국가에서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이 1주일에 70~80시간을 일했고, 100시간 넘게 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보통 일요일 아침에는 교회에 가기 위해 일을 하지 않았으므로 그 정도 노동 시간을채우려면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적어도 11시간, 많게는 16시간 까지도 일했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가난한 나라에서조차 그렇게 오래 일하는 사람은 드물어서 평균 노동 시간은 35 ~ 55시간 정도이다. 그러나 여전히 성인 인구의 대부분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날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정도를 일에 투자한다. 

    2. 짖지 않는 개

     일은 우리 삶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존재이지만, 경제학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 일이 주인공으로 언급되는 때는 신기하게도 오직 일이 부재할 때, 즉 실업에 관해 논의할 때뿐이다. 일은 기본적으로 소득을 얻는 수단으로 취급되는 데에 그친다. 사람들은 소득과 여기는 중요하게 중요하게 여기지만, 일 자체에는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상정된다. 현재 주류인 신고전주의 경제학파의 관점에 따르면 우리가 일이라는 비효용을 견디는 이유는 오직 그 결과로 얻는 소득으로 우리에게 효용을 주는 물건들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일을 더 해서 생기는 비효용이 그 결과 추가로 얻는 소득이 주는 효용과 동등해질 때까지만 일을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은 소득을 얻는 수단 이상이다. 일에 많은 시간을 쏟아붓기 때문에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의 생리적, 심리적 복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 일은 우리의 자아를 형성하는 데도 큰 영향을 끼친다. 

    3. 인간의 권리를 침해당하면서 일했고, 아직도 일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일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와 관계되는 아니 기본적 권리를 빼앗기는 문제이다. 인류 역사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나의 주인이 나 자신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를 빼앗긴 채 사고파는 물건으로 살아야 했다. 바로 노예 말이다. 19세기 노예 제도가 철폐된 후에는 약 150만 명의 인도인, 중국인, 일부 아시앆,지 노예 노동력을 대신해 일정기간 동안 예속 계약을 맺은 계약 노동자가 되어 해외로 건너갔다. 200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인도계 트리니다인 소설가 비디아다르 네이폴.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단의 중국계 쿠바인 발레리노 얏 - 센 창, 인도계 피지인 골프 선수 비제이 싱 등이 모두 이 이민 역사의 후손이다. 예속 계약 노동자는 고용주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노예는 아니다. 그러나 일자리를 옮길 자유가 없었고, 보통 3~10년이였던 계약 기간에는 최소한의 권리밖에 보장받지 못했다. 노동 환경 또한 많은 경우 노예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노예들이 살았던 바로 그 수용소예서 산 노동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런 것이 모두 지나간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당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법적으로 노예는 거의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다양한 형태의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경우는 강요에 의해 그런 일을 시작했지만, 폭력 때문에 그 일을 떠나지 못할 수도 있다. 일부 이민 노동자들은 19세기말, 20세기 초 예속 계약 노동자들과 비슷한 열악한 환경에서 혹독한 노동을 강요 당하기도 한다.

    4. 일은 어떻게 우리를 형성하는가

     기본적인 인권침해가 없다고 해도 일이 우리에게 근본적으로 끼치는 영향은 너무 지대해서 우리를 '형성한다'고 까지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동노동 만큼 이를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문제도 없을 것이다. 성인들이 종사하는 직종에서 일하는 아이들은 정신적, 육체적 발달이 원할하지 않다. 따라서 어려서부터 일을 한 사람은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할 기회를 놓칠수도 있다. 일은 성인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에덤 스미스는 더 세세한 분업이 생산성 향상에는 긍정적이라고 칭송하면서도, 너무 과도한 분업은 노동자의 정신 능력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문제는 후에 찰리 채플린의 유쾌하면서도 가슴 저미는 고전<모던 타임스>에서 잘 묘사 되었다. 이 영화에서 찰리 채플린은 단순한 동작을 빠르게 반복하다가 신경 쇠약에 걸려 소동을 벌이는 노동자를 연기했다. 일은 우리를 좋은 방향으로 형성할 수도 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더 큰 자아 성취감을 누리는 경향이 있다. 상점이나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보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정치의식이 더 높고 규율을 더 잘 지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정평이 나 있다. 이는 많은 사람이 일정 크기의 조직화된 공간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통합된 작업을 하는 공장 작업의 특성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5. 일은 우리의 육체적, 지적 심리적 복지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를 형성한다고 할 정도까지 깊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에도 일은 우리의 육체적, 지적, 심리적 복지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어떤 일은 다른 일보다 육체적으로 고되고, 위험하고,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노동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사람들은 지치고 장기적으로는 건강이 나빠진다. 어떤 직업은 그 내용이 더 창조적인 덕분에 지적으로 더 흥미롭다고 여겨진다. 심리적 차원의 복지는 물리적, 지적 작업 환경보다는 주로 고용인-피고용인 관계에 영향을 받는다. 똑같은 일이라도 휴식 시간이 더 적거나 성과를 내리는 압력이 강하거나 뭔가 불안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고용인 밑에서 일하는 사람에 비해 훨씬 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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