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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실업
    카테고리 없음 2022. 5. 1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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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공의 이익을 위한 실업자 : 우리는 어떻게 높은 실업률에 익숙해졌는가 

     부유한 도시 볼차노시의 택시 기사에게 실업자를 몇 명이나 아느냐고 물었다. 도시 전체에 실업자가 단 한 명 뿐이고, 그의 이름은 자코모라는 기사의 말에 인구가 10만 명 정도에 실업자가 단 한 명뿐일 리가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자 택시 기사는 자기 말이 맞다고 주장하면서 택시들이 줄 서 있는 곳에 차를 대고, 다른 택시기사들에게 자기 말이 맞는지 아닌지를 묻기 시작했다. 다른 기사들도 그 택시 기사의 말이 맞다고 했을 뿐 아니라 모두 모요 즉석에서 잠깐 회의를 한 다음 자코모가 다수의 이익을 위해 계속 실업자로 남아 있는게 좋겠다는 합의까지 했다. 그가 직업을 갖게 되면 정부에서 운영하는 구직 센터가 문을 닫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거기에서 일하던 직원 네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어쩌면 볼치노의 택시 기사들이 우리를 놀리려고, 작당을 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들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요점은, 우리가 지난30여 년 사이에 실업률이 높은 상태에서 너무도 익숙해져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실업자가 없다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실업률이 매우 낮았던 시기가 실제로 있었다. 그때만 해도 실업률을 0으로 낮추려고 열심히 노력했고, 가끔 거의 성공에 가까이 간 적도 있었다. 1970년대 초 당시 인구가 20만이던 스위스 제네바에는 실업자가 10명이 안 되었다. 황금기가 예외적인 상황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 사례들은 완전 고용이 성취 가능한 목표임을 보여 준다. 즉 실업은 불가피한 것이 전혀 아니다.

    2 실업의 개인적 비용 : 경제적 어려움, 존엄성의 상실, 우울증

     일자리를 잃어도 실업 수당을 길게는 2년 동안 이전에 받던 임금의 60~75퍼센트까지 받을 수 있는 유럽 국가 중 한 곳에 사는 사람이라면 재정적으로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예외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이전 임금의 30~40퍼센트만이 실업 수당으로 지급된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마저도 없다. 실업은 존엄성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 작가 커트 보네거트는 1952년 자동피아노에서 아무도 육체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그린다. 그런 일은 모두 기계가 맡아서 한다. 이 이야기 속에서 기계들은 자동 피아노에 입력하는 악보 같은 지시표에 따라 일을 한다. 이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은 기본적인 물질적 욕구가 모두 충족되고 원하는 만큼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지만, 극소수 엔지니어와 경영자를 제외하고는 지독하게 불행하다. 일을 통해 얻는, 사회의 유용한 구성원이라는 존엄성을 빼앗겨서이다. 또 실업은 건강, 특히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경제적 고통과 존엄성의 상실이 겹치면서 실업자들은 더 우울해지고 자살률이 높아진다.

    3. 실업의 사회적 비용 : 자원의 낭비, 사회적 쇠락, 기술력의 저하

     실업을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막대한 자원의 낭비이다. 일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기계는 작동을 멈춘 채 놀고 있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특정 지역에 정기적인 실업이 집중되면 사회의 쇠락과 도시의 퇴보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녹슨 지대 일부 지역과 산업 지역 이었던 영국의 북부 지방 일부는 아직도 1970년대 말과 1980년대의 극심했던 실업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래도록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가지고 있던 기술은 구식이 되고 자신감도 없어져 장래 생산성까지 약화된다. 가령 1년 이상의 장기 실업은 다시 일자리를 찾을 확률을 극적으로 저하시키기 때문에 취직 능력은 계속 떨어지고, 그에 따라 실업 기간이 더 길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4. 마찰적 실업

     실업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제일 먼저 자연스럽게 생기는 실업이 있다. 기업이 태어나고 자라고 쇠퇴하고 죽는 과정에서 일자리도 생겼다가 없어지게 마련이다. 노동자들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일자리를 바꾸겠다고 결심한다. 현재 이레 회의를 느꼈거나 다른 지역에 사는 나이 든 부모님을 돌봐야 하거나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이사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일을 가졌다 그만뒀다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이런 과정이 즉각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새 일자리를 찾고, 기업이 자리에 맞는 사람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은 실업자로서 얼마간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것을 마찰적 실업 이라고 부른다.

    5. 기술적 실업

     또 다른 형대는 필요한 노동자의 종류와 시장에 나와 있는 노동자의 종류가 잘 맞지 않아서 발생하는 실업이다. 이를 가리켜 보통 기술적 실업 혹은 구조적 실업이라고 부른다. 이 형태의 실업은 마이클 무어가 고향 미시간주 플린트사에 있던 GM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은 후 생긴 여파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은 첫 영화 <로저와 나>에서 보았던 것이다. 또영국 셰필드에서 철강 산업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오랫동안 실업자로 있다가 남자 스트리퍼 그룹을 만드는 이야기를 담은 <폴 몬티>에서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표준 경제 이론에 따르면 이 노동자들은 신흥 산업에 필요한 기술을 다시 익혀 그 분야로 진출할 수도 있었다. 앞에서 예로 든 경우에는 각각 켈리포니아의 전자 산업과 런던의 투자 은행이 누구나 생각할 만한 대안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시장에만 모든 것을 맡겨 두면 순조롭게 노동력 이전이 일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스칸디나비아 나라들처럼 체계적인 정부의 보조금과 제도적 지원으로 제훈련 및 거주지 이전을 돕는다 해도 기술적 실업을 없에는 것은 쉽지 않다.

    6. 정치적 실업

     현대판 세의 법칙을 믿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단기적인 예외는 있지만, 공급과 수요 법칙에 따라 결국은 일한 의사가 있는 모든 사람이 현행 시장 임금을 받고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누군가가 실업 상태에 있다면 그것은 실업을 없앨 수 있는 시장의 임금 수준을 그가 받아들이지 못하게 정부나 노조가 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자 나라에서는 일부 노동자들이 현행 임금을 받고 일하기를 거부하고 실업 상태를 유지한다. 정부의 복지 수당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임금을 내리지 못하게 막는다. 그와 동시에 정부의 노동 시장 규제책고 고용주가 내야 하는 고용세 때문에 노동력이 필요 이상으로 더 비싸지기도 한다. 이로 인해 고용주들이 더 많은 노동자를 고요하려는 동기를 잃게 되고 그 결과 실업률이 높아진다. 정부나 노조와 같은 정치적 존재의 개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런 형태의 실업을 정치적 실업이라고 부른다. 이의 해결책으로는 노조의 힘을 약화시킨다든지 최저 임금제를 없앤다든지 노동자들을 무단 해고에서 보호하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노동시장을 더 유연하게 만드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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