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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정부 실패
    카테고리 없음 2022. 5. 1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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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이 실패한다고 해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더 낫다는 뜻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시장 실패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정부를 마치 플라톤이 주창했던 관대하고 전지전능한 '철인 왕'이 현세에 환생한 것처럼 무비판적으로 가정한다고 비판한다. 그들은 현실의 정부는 이상적이지 않고, 시장의 실패를 바로 잡을 능력이 없거나 더 심한 경우 바로잡을 의사가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실패 논리 혹은 공공선택 이론으로 불리는 이 논리에서는 보통 정부 실패로 인한 피해가 시장 실패보다 더 크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정부의 개입을 받아들여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키는 것보다 시장의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더 낫다는 것이다.

    1. 독재자, 정치인, 이익 집단 : 정부는 다수의 이익을 증진할 의사가 없을 수도 있다.

     정부 실패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할 수 있더라도 '올바른' 정책을 시행하기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 이유를 다수 제시한다. 어떤 경우에는 시민의 복지보다 자기 배를 불리는 데 더 관심이 많은 독재자가 정부를 장악하고 있을 수도 있다. 지금은 콩고 민주공화국이 된 과거 자이르의 모부투 세세 세코, 필리핀의 탈적 정부, 아니 그 약탈적 정부를 장악한 독재자들은 세금과 뇌물로 국가 경제를 쥐어짜 장기적으로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야기한다. 민주 국가에서는 공공의 이익 증진보다 권력을 잡고 유지하려는 것을 제일 큰 목표로 삼는 정치인들이 정부를 조롱한다. 따라서 그들은 선거에서 다시 선출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실시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 수입은 증가시키지 않고, 정부 지출만을 증가시키려 할 수도 있다. 비례 대표제가 아니라 지역구에 기반을 둔 선거 체제에서는 정치인들이 공공 자금을 자기 지역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투입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비록 국가적으로는 낭비이더라도 말이다. 이것이 바로 많은 나라가 실제 필요한 것보다 공항과 스포츠 경기장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이유이다. 정치인들이 어쩌다 올바른 정책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그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관료들도 나름의 의도가 있기 때문에 제대로 시행되지 못할 수 있다. 관료들은 유권자들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맞게 정책을 고안할 것이다. 자기 부서에 할당된 예산을 부풀리고, 자신이 해야 하는 노력을 최소화하고,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다른 부서와 협조를 줄이는 등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이것을 자기 추구적 관료 이론이라고 부른다. 이제는 고전이 된 BBC TV의 코미디 드라마 <예, 장관님>과 그 연작 <예, 총리님>에서 전설적인 배우 나이질 호손이 연기하는 세련되고 기만적인 고위 공무원 캐릭터를 보면 이 이론에서 주장하는 것들이 실감 난다. 마지막으로 이익 집단의 로비도 문제이다. 금융 규제를 더 느슨하게  하려고 로비하는 은행가들, 보호 무역 장벽을 더 높이 쌓아 올릴 것을 요구하는 기업가들, 최저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노조 등등은 국가의 금융 안정성이나 소비자 가격, 실업률에 미치는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리 위해 최선을 다한다. 간혹 이익 집단들은 단순히 로비 활동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 부서를 장악하기도 한다. 이를 규제 포획이론이라고 부른다. 그 한 예로 미국 금융 산업의 힘을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지난 32년 동안 미국 재무 장관에 임명된 열 명중 여섯 명이 금융 산업 출신이었다. 그중 로버트 루빈과 행크 폴슨 두 사람은 같은 기업에서 일했다. 바로 골드만 삭스이다. 이 이론들은 공통적으로 다른 개인과 전혀 다르지 않은 개인들, 즉 이기적인 개인들에 의해 정부가 조종되고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그런 개인들이 자신의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을 먼저 챙길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망상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이다.

    2. 정부는 정보와 자원의 부족 때문에 시장 실패를 수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

     정부 실패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부의 동기 또는 정부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동기에 의문을 제기할 뿐 아니라, 그럴 리가 없지만 혹시라도 정부가 진정으로 사회 복지를 증진할 의도가 있다 해도 시장의 실패를 바로잡을 능력 자체가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 정책은 비대칭적 정보 때문에 실패할 수 있다. 비대칭적 정보란 양측이 상호 작용을 하는데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산업이 생산성을 증가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운이 나빠서 성숙하지 못했다는 로비스트의 주장을 믿고, 정부는 그 산업을 계속 유치산업으로 보호하는 정책을 사용할 수도 있다. 혹은 정보의 문제를 극복하고 어찌해서 좋은 정책을 고안했다 하더라도 정부에 특히 가난한 나라의 정부에는 그 정책을 제대로 실행할 인적, 재정적 자원이 부족할 수도 있다.

    3. 탈정치화 : 시장에서 정치를 제거하라

     정부 실패 논리를 내세우는 사람들은 정부의 의도와 능력이 의심스러운 마당에 시장 실패를 수정한다는 명목으로 정부의 개입을 하락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이 실패할지는 모르지만, 정부는 거의 항상 더 크게 실패한다는 것이 그들의 결론이다. 이를 위해 제시하는 해결책이 시장에서 정치를 제거하는 것이다. 더 어려운 표현을 사용하면 경제의 탈정치화이다. 정부 실패론자들은 이런 상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 지출을 삭감하고, 시장 규제 철폐와 국영 기업의 민영화 등을 통해 정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화 안정이나 자연독점에 대한 규제처럼 여전히 정부 개입이 필요한 극소수 분야에서는 이런 일을 담당하는 정부 기구에 정치적 독립성을 부여해 정치로부터 정책 과정을 분리 보호해야 한다고 말이다. 중앙은행 독립과 자연 독점을 관리하는 독립적 규제 기관 설치 등이 가장 자주 거론되는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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