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지죄(餘桃之罪)! 여기서 '여(餘)'는 '남은', '도(桃)'는 '복숭아', '지(之)'는 어조사, '죄(罪)'는 '허물'을 뜻해요.
옛날 전국시대에 위나라에 미자하라는 귀여운 소년이 있었어요. 왕은 미자하의 아름다운 모습에 푹 빠져 그를 무척 아끼고 사랑했답니다. 어느 날, 미자하는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걱정된 나머지 왕께 여쭤보지도 않고 왕의 수레를 타고 병문안을 다녀왔어요. 당시 위나라에서는 왕의 수레를 마음대로 타면 발뒤꿈치를 자르는 무서운 벌을 받았지만, 왕은 오히려 미자하를 칭찬했답니다. "정말 기특하구나! 미자하는 진정한 효자로구나. 어머니가 그렇게 걱정되었나 보구나!"
또 어느 날, 미자하는 왕과 함께 예쁜 과수원을 산책하다가 달콤한 복숭아 하나를 따서 맛보았어요. 너무 맛있어서 남은 것을 왕께 드렸더니, 왕은 기쁜 마음으로 말씀하셨죠. "아이고, 이렇게 맛있는 복숭아를 나를 위해 양보하다니!" 하지만 세월이 흘러 미자하의 예쁜 모습이 점점 사라지자, 왕의 사랑도 점점 식어갔어요. 그러다 미자하가 어떤 일로 벌을 받게 되었을 때, 왕은 예전 일들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 녀석, 전에 내 수레를 몰래 타더니, 심지어 먹다 남은 복숭아까지 나에게 주었지!"
여도지죄는 '먹다 남은 복숭아를 준 죄'라는 뜻으로, 사랑받을 때는 귀엽고 예쁘게 보이던 행동도 사랑이 식고 나면 오히려 큰 잘못이 되어버리는 경우를 말해요. 한비자 선생님은 이 이야기의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이셨답니다.
"미자하는 처음이나 나중이나 똑같은 행동을 했어요. 하지만 예전에는 칭찬받던 일이 나중에는 죄가 되었죠. 그건 바로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왕의 사랑을 받으면 모든 게 좋게 보이고 더욱 친해지지만, 미움을 받으면 모든 게 잘못으로 보이게 되죠. 그래서 왕을 설득하려는 사람들은 왕의 마음을 잘 살펴야 해요." 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인간관계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전해주고 있어요. 특히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답니다. 우리 인생이 늘 즐겁고 행복할 수만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