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시기에 따라 태아와 임부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달라집니다. 뭐든 보충하면 좋을 것 같지만 시기별로 보충하면 도움이 되는 영양소에 대해 알면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겠죠? 인터넷에는 광고성 정보가 많고 불안한 임부의 심리를 이용한 잘못된 마케팅 정보도 많습니다. 임신 중 보충제 선택은 신뢰할 수 있는 단골 약국 약사와 상담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1. 임산부 영양제
가. 임신 준비단계~초기: 엽산과 비타민D
① 엽산
엽산은 DNA 합성에 필수 영양소입니다. 척수액 형성과 뇌기능 발달에 필요하며, 결핍 시 이분척추증이나 신경관결손증 등 선천적 기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산과 태아 발육 부진을 예방하기 위해 임신 계획 단계부터 보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엽산은 반드시 보충해야 하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보건소에서 나눠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마케팅 정보 때문인지 보건소 엽산이 합성 엽산이라고 굳이 비싼 천연 엽산을 복용하려는 임부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합성엽산이 천연 엽산에 비해 생체이용률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충분한 함량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합성 엽산을 복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임신 후 초기, 태아 형성 시기에는 급격하게 엽산 요구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임신 전부터 챙길 수 있도록 상담하면 좋습니다. 임신 중 하루 엽산 필요량은 0.6mg입니다. 곡물이나 푸른 잎채소 등을 식사로 보충되는 양을 제외하면 제품으로 0.4mg을 권장합니다. 단, 임의로 1mg 이상 과다 섭취하면 다른 영양소 흡수를 방해할 수 있고 구토, 설사, 불면, 식욕저하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영양제를 추가로 복용할 때는 엽산 총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관 결손 아기를 임신한 이력이 있는 경우 이보다 많은 4mg의 고용량 엽산을 복용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추가 상담을 해야 합니다.
② 비타민D
뼈 형성과 근골격 발달에 필요한 비타민D는 임신 시기 전반에 걸쳐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임신과 무관하게 비타민D 결핍이 많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임신 계획 단계부터 복용을 권장합니다.
비타민D 수치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30ng/ml 이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비타민D 수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결핍이 있다면 하루에 4000~5000IU, 건강하다면 1000~2000IU 정도를 권장합니다.
나. 임신 중기~출산: 오메가3 + 철분 + 칼슘
① 오메가3
오메가 3에는 DHA, EPA 등이 들어 있습니다. 이중 DHA는 임부에게 임신중독증, 조산, 저체중출산 등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태아 성장 과정에서 뇌와 눈, 신경계를 구성하는데 필요하며, 지능발달에 도움을 줍니다. 특히 태아의 뇌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하는 임신 28주부터 보충하면 좋습니다.
1999년 미국 영양학회는 임신, 수유기간 동안 하루 최소 300mg의 DHA 복용을 권장하였습니다. 오메가3 제품에 함유된 EPA의 지혈작용으로 오메가 3을 복용하면 출산 시 지혈이 안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임부들이 있는데, 하루 4000mg 이상 복용하지 않는다면 괜찮습니다.
② 철분
태반이 형성되고 태아가 자라나면 필요한 혈액량이 급증합니다. 혈액 속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질 경우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며 두근거림, 숨참,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임신 전체 기간에 걸쳐 빈혈을 주의해야 하지만, 임신 초기에 입덧으로 철분제 복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철분은 16주부터 출산 후까지 복용을 권장하며, 1일 복용 권장량은 30~60mg입니다.
철분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변비와 위장장애입니다. 평소에 이러한 불편함이 있었다면 약사와 상담하여 생체 이용률이 높고 부작용이 적은 철분제를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철분제로 인해 대변 색이 검게 변할 수 있는데 정상적인 변화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철분제를 먹을 때는 흡수를 방해할 수 있는 유제품, 탄닌이 포함된 차 종류(녹차, 홍차 등)와 2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하며, 철분 흡수를 도와주는 오렌지주스, 포도주스 등과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③ 칼슘
칼슘은 뼈와 치아 형성에 필수 영양소입니다. 임신하면 모체의 뼈에 축적된 칼슘을 먼저 태아에게 공급하기 때문에 태아 발
육에는 문제가 없으나, 임부가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출산 후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칼슘이 전달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도 칼슘을 보충하면 좋습니다.
칼슘은 임신중독증의 강도를 감소시키고 신경안정, 혈압상승 억제, 비만예방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고령 임산부, 과체중 임산부, 고혈압 병력이 있는 임산부에게 도움이 됩니다.
칼슘의 하루 권장량은 1000mg이며 주된 부작용으로 변비 나가스가 차는 증상이 있어 임부가 더욱 불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는 부작용이 덜한 칼슘제를 약사와 상담하거나 식품 형태로 챙겨 먹으면 좋습니다. 뼈째 먹는 생선(멸치, 뱅어포)과 우유, 녹색 채소(케일, 시금치, 청경채 등)에 칼슘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다. 보충하면 좋은 기타 영양제: 프로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가 태아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는 아니지만 출생 이후 건강에 영향을 줍니다. 자연분만 시 태아가 밖으로 나오면서 산모의 미생물을 뒤집어쓰고 일부 먹게 되는 과정을 '미생물 샤워'라고 합니다. 이때 전달되는 산모의 균이 무균상태였던 아이의 장에 처음 자리를 잡는 미생물이 되고 출산 이후 아이의 면역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